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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경기, 리타 vs 트리쉬 - 뉴 이어스 레볼루션2005 본문
2005년 1월 9일 PPV 뉴이어스레볼루션
지난달 12월 6일 열렸던 우먼스챔피언십의 재경기
거만하게 입장하는 도전자 트리쉬
이어서 푸에르토 리코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챔피언
JR - 리타는 두려움을 모릅니다. 벨트를 위해서라면 온몸을 내던지고 자신의 커리어까지 기꺼이 걸 수 있는 선수입니다.
JR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간절히 바랍니다. 그녀가 지난 번 수어사이드 다이브 같은 건 다시 시도하지 않기를. 그땐 너무 무서웠어요. 특히나 리타는 목 수술 때문에 1년 동안 쉰 경력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죠.
JL - 하지만 리타는 그런 상황이 오면 망설임도 없이 다시 뛸 거예요. JR, 당신이 자주 하는 표현 있잖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그거.
관객들의 함성에 답하는 리타
어렵게 찾아온 타이틀을 반드시 수성하리라 다짐한다.
신중하게 벨트럴 넘기는 리타
벨이 울리고 리타와 트리쉬의 재경기가 시작된다.
리타의 첫 번째 타이틀 방어전
다시 자신의 것을 되찾아오겠다는 트리쉬의 도발
락업에 들어가는 리타와 트리쉬
리타가 힘에서 우세를 보이며 밀어붙이지만
영리하게 로프를 이용해 자세를 역전시키는 트리쉬가 코너까지 밀어붙인다.
심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턴버클까지 올라가 밀어붙인다.
내가 너보다 위라고 말하고 싶은 트리쉬
클린 브레이크로 여유 있게 웃으며 물러나는 트리쉬
완전히 당한 리타도 지지 않고 웃으며 여유를 보인다.
락 업으로 페이크를 주고 넘어뜨린 뒤 마운트 공세를 취하는 리타
완전히 허를 찔린 트리쉬는 허둥지둥 로프 브레이크로 피한다.
JR - 트리쉬의 얼굴에서 금새 미소가 사라집니다.
당한 만큼 그대로 웃어주는 리타와 도발에 넘어간 트리쉬
심판이 리타를 잠시 떼어놓는 사이 재빠르게 기습하는 트리쉬
트리쉬가 로프 반동을 해보지만 리타가 오히려 역으로 트리쉬를 던져버린다.
JR - 잠깐 리타.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JL - 내가 말했죠. 또다시 몸을 날릴 거라고!
해설진들의 바람과는 달리 천천히 링 밖으로 나가는 리타
JR - 에이프런 위에서 루테즈 프레스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리타가 무릎을 감싸 쥐고 있습니다. 이상이 생긴 것 같군요.
그리고 에이프런 위에서 트리쉬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런데 이상했다. 오히려 리타가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왼쪽 무릎을 부여잡고 일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지는 리타
오히려 먼저 일어서는 쪽은 트리쉬
리타의 상태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도 역시 트리쉬다.
트리쉬는 리타의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자 곧바로 링 안으로 들여보낸다.
JR - 챔피언에게 좋은 징조가 전혀 아닙니다. 다리 하나론 트리쉬를 이길 수 없습니다.
JL - 이 시합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오늘 밤 구급차는 바쁠 것 같네요.
리타의 상태를 1차 체크하는 심판
그동안 트리쉬는 야유하는 관중들과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
JR - 리타가 굉장한 투혼을 보여주며 킥아웃 합니다.
여전히 무릎을 부여잡고 있네요. 리타에겐 위기입니다.
간신히 킥아욱 했지만 상황은 절망적이다.
주저앉아 계속해서 무릎을 잡고 있는 리타
리타의 부상은 반대로 트리쉬에겐 다신 없을 기회다.
쉴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리타의 안면에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
전혀 반격할 수 없는 리타
트리쉬는 마운트 자세로 무자비한 펀치 세례를 가한다.
리플레이..
리타
"매우 짧은 경기였죠. 원래는 그렇게 짧게 끝날 경기가 아니었는데."
"링 사이드에서 트리쉬를 향해 몸을 날렸어요. 순간적으로 왼쪽 무릎이 내 몸과 다른 방향으로 뒤틀려버렸어요. 끔찍한 일이었죠. 시합 중에 부상을 당한 건 처음 겪는 일이었고 당장 이 경기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었어요."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세 번이나 시도해봤지만 계속 넘어질 뿐이었죠. 이미 내 무릎은 똑바로 설 수조차 없는 상태였어요."
큰 부상인 건 알았지만 얼마나 심각한 부상인지는 심판, 해설, 관객, 심지어 리타 본인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진단 결과 리타의 부상은..
전방 십자인대 파열과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진 상태였다.
JR - 트리쉬가 이젠 리타의 다른 무릎까지 공격합니다.
양 무릎을 모두 망가뜨리려고 하네요.
어떻게든 버텨보지만 리타의 왼쪽 무릎은 말 그대로 시한폭탄이다.
JR - 심판은 재량껏 경기 중단을 생각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트리쉬가 잔인하지만 한편으론 매우 영리하게 리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리타의 부상 부위를 공략하는 트리쉬
2카운트에서 겨우 킥아웃하는 리타
관객들은 다시 한 번 리타를 연호하기 시작한다.
JL - 서 있을 수조차 없는 것 같네요.
JR - 리타는 혼자 제 자리에 설 수도 없습니다.
관객들의 응원에 답하기 위해 일어나 반격을 시도해보지만...
몇 발자국 떼어보지도 못하고 쓰러지는 리타
지금 리타는 스스로 걸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드디어 관중들도 셀링이 아니라 실제 심각한 부상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냉각되어 갔다. 술렁이는 관객들
끝까지 참아보려 했지만 결국 리타는 심판에게 더 이상 무리라고 전달했다.
JR - 리타가 무릎을 부여잡고 로프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를 비난할 수 없어요. 제가 보기엔 스스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초크를 당했음에도 제대로 셀링도 못하는 리타
그대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 로프에 기대는 게 최선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로프를 잡고 일어나려는 리타
심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리타를 박살 내고 싶은 트리쉬의 공격이 이어진다.
심판의 도움으로 겨우 로프를 잡고 일어선 리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리타
마지막으로 회심의 DDT를 시도해본다.
그렇지만 버틸 수 없는 무릎. 힘없이 쓰러지고 만다.
JR - 리타가 마지막으로 DDT를 시도합니다만, 트리쉬가 가볍게 뿌리칩니다.
JL - 더 이상 리타가 일어날 것 같진..
경기장엔 리타의 비명소리만 들렸고 이내 쿵 소리와 함께 조용해졌다.
JR - 칙 킥이 적중합니다. 다시 한 번 리타의 다리에 충격이 갑니다.
트리쉬가 벨트를 탈환합니다.
벨트를 들고 포효하는 트리쉬와 바닥에 누워 그저 분을 삭이는 리타
최대 라이벌과의 일대일 시합에서 패하고 타이틀마저 빼앗겼다.
그리고 지난 8개월간 이어져온 치열한 대립의 마무리로도 최악이었다.
아마도 오늘 밤 패배는 리타의 커리어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이다.
리플레이
지난 8개월간의 대립의 마무리는 겨우 칙 킥으로 충분했다.
(참고로 리타는 은퇴할 때까지 스트래터스 팩션을 당한 적이 없다)
그리고 트리쉬의 이 날 승리는 리타를 상대로 한 최초의 클린 승이었다.
JR - 오늘 밤 트리쉬가 승리하기까진 칙킥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렇지만 리타가 오늘 보여준 투지와 끈기는 충분히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JL - 트리쉬는 훨씬 더 힘든 경기를 예상했을 텐데요. 그러지 않기를 바랐지만 보시다시피 리타는 지체 없이 몸을 날렸고 그녀는 그 대가를 치렀어요.
6번째 챔피언을 자축하는 트리쉬
JR - 리타의 얼굴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걸 말해줍니다.
오늘 리타는 그녀의 전부였던 챔피언 벨트를 잃었습니다.
JL - 내가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요. 저돌적인 레슬러들이 계속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다면 결국 이런 대가가 따를 수밖에요.
JR - 그녀는 위대한 선수입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흰 타월을 던졌겠지만 리타가 보여준 불굴의 용기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심판들의 부축으로 겨우 걸어나갈 수 있는 리타
고통스러웠지만 그보다 이런 식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을 더 참을 수 없었다.
리타의 표정엔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있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심각하다는 건 스스로가 더 잘 알고있었다. 어떻게든 경기를 겨우 마무리하긴 했지만 당연히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언제 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에 떠나면서도 경기장 구석구석을 눈에 담고 싶어했다.
그렇게 리타는 링을 떠났다.
아마도 뉴 이어스 레볼루션 2005년 경기는 리타 커리어에서 가장 잊고 싶은 패배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자신의 고향, 노스캐롤라이나 Raw 메인이벤트에서 역사적인 승리와 함께 무려 1500일(4년) 만에 두 번째 우먼스 챔피언에 올랐던 리타는 그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34일 만에 첫 번째 방어전에서 챔피언 벨트를 잃었다. 그것도 가장 지기 싫었던 상대에게.
이 경기(의 결과)는 리타와 트리쉬의 커리어뿐 아니라 당시 우먼스 디비전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끼친 하나의 대사건이다. WWE가 공들여왔던 긴 대립의 마무리도 제대로 짓지 못했을 뿐 아니라 원래 예정되어 있던 계획도 완전히 틀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계획은 리타가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이었고 작년 4월부터 서사를 쌓아온 이들의 장기 대립은 결국 레슬매니아까지 갈 계획이었다.
"우리는 원래 계획은 챔피언 벨트를 걸고 정말 긴 대립을 할 예정이었어요. 작년 4월부터 서서히 서사를 쌓아왔고 레슬매니아까지 이어갈 예정이었죠. 트리쉬가 저를 쫓아오는 식으로요. 그렇지만 상황은 완전히 꼬였고 이 시합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조차 없을 뿐더러 부상으로 몇 달간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우리는 챔피언 자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썩혀놓길 원치 않았죠. 결국 결말을 바꾸었고 트리쉬가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어요.
경기가 끝나고 트레이너와 심판이 부축해줬던 게 기억나네요. 혼자선 걸을 수조차 없었거든요. 백스테이지로 가니 제게 무릎이 완전히 박살 났다고 말해주더군요. 그리고 제가 빠져있는 동안 트리쉬는 장기집권에 들어갔어요." - 리타
리타가 WWE 다큐에서 밝혔듯 부상이 없었더라면 그 해 레슬매니아 경기는 트리쉬와 크리스티 헤미의 눈 썩는 경기가 아니라 리타와 트리쉬의 챔피언십이 오리지널 플랜이었으며 당시 뉴스에 의하면 역대 최초의 우먼스 래더 매치로 열릴 예정이었다고 한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WWE 최고의 여성 레슬러로 꼽히는 리타와 트리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레슬매니아에서 일대일 붙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 참고로 리타는 레슬매니아에서 단 한 번도 일대일 경기를 한 적이 없다. 2000년은 데뷔 초라 각본이 부족했고, 2001년은 TLC매치에 하디보이즈의 매니저로 참가했고, 그나마 경기를 뛴 2002년은 트리플 스렛이었고, 2003년은 드라마 촬영 중 목 부상으로 불참, 복귀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2004년에는 맷하디와 함께 징계로 둘 다 레매 불참, 2005년은 위의 무릎 부상, 2006년은 에지 매니저 역할 하느라 우먼스 각본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 중 부상을 당했고 전방십자인대 파열+반월판 손상으로 수술이 불가피했다. 물론 스토리상 두 달 만에 목발을 짚으며 크리스티 헤미의 스승으로 깜짝 복귀하긴 했지만 선수로서 다시 링 위에 복귀하기까진 무려 1년이 걸렸다. 물론 회복은 이미 후반기부터 뛸 수 있는 상태였지만 당시 에지의 매니저로 엮이면서 우먼스 디비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에지와 리타의 성인등급 커플 각본은 에지에겐 큰 득이었지만 싱글 레슬러 리타에겐 실이었다.
만약 뉴 이어스 레볼루션에서 원래 계획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리타는 트리쉬를 상대로 레슬매니아에서 최초의 래더 경기를 가졌을 것이고 그 경기에서도 타이틀을 방어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둘의 1년여 대립은 마무리되면 리타가 장기 집권을 할 셈이었다. 이후 탑페이스로서 장기 집권하다 아마도 미키 제임스에게 타이틀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을 것이다. (알다시피 당시 미키 제임스의 스토커 각본은 트리쉬가 아니라 리타와 미키 제임스를 위한 리타의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리타는 부상을 입었고 레슬매니아 계획은 크리스티 헤미(멘토 리타)의 도전으로 급조되었으며 리타 대신 트리쉬가 448일 동안 챔피언으로 장기 집권하며 지난 20년간 최장기 챔피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여기서도 '될놈될' 이라고 재미있는 점이 있다. 리타가 부상을 당하면서 어쩔 수 없이 트리쉬가 대신 챔피언이 되는 걸로 수정되었다고 했는데 그 트리쉬도 3개월 뒤에 허리 디스크 장기 부상(4개월)으로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트리쉬는 마땅히 줄 사람(아마도 크리스티 헤미와 빅토리가 있었지만)이 없다는 이유로 그대로 챔피언 자리를 유지했고 복귀할 때까지 챔피언십 각본은 열리지 않았다. 덕분에 당시에 존재하던 조항, 챔피언은 최소한 30일마다 한 번씩은 의무적으로 방어전을 가져야 한다는 조항은 무시되었고 그렇게 트리쉬는 448일 동안 TV쇼에서 단 6번의 방어전만 하면서 챔피언 벨트를 유지했다. 리타는 부상으로 타이틀을 잃었고 결과적으로 비슷한 시기(2004년 하반기)에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에지의 매니저 역할을 계속 소화하느라 우먼스 디비전에서 제외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리타와 트리쉬의 관계는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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