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xtreme
#43 차이나 그리고 인베이전 본문
2003년 발간된 리타의 자서전 'A Less Traveled R.O.A.D - the reality of amy dumas'
일부를 관련 사진만 첨부하여 번역하였습니다.
WWE에 입사하고 차이나와 친구가 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물론 그 전부터 그녀에 대해선 많은 존경심을 지니고 있었다. 차이나는 이 업계에서 여성들을 위해 많은 기반을 쌓아 올린 인물이니까. 워크에식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었다. 내 생각엔 그녀도 비슷하게 날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리타는 레슬링에 진심이야, 좋은 경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남자애들처럼 뭐든 하려고 노력하는 애 거든' 이렇게 나에 대해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곤 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은 레슬링을 넘어서도 이어졌고 평소 관심 있던 패션, 뷰티부터 남자 친구 같은 사적인 얘기까지 나눌만큼 가까워졌다. 그때 당시 레슬러 차이나가 아닌, 조니(Joanie)는 힘든 시간 -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을 겪고 있었고 그게 차이나에게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널 위해 할 수 있는 각본은 이제 다 해본 것 같다. 아이디어도 고갈됐어. 인터컨티넨탈 챔피언까지 해봤잖아. 솔직하게 말하면, 이제 더 할 게 없어. 그렇다고 월드 챔피언 벨트까지 너한테 줄 일은 절대 없으니까.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이제 여성 디비전으로 가는 게 어때?"
빈스가 그녀에게 얘기했다. 그녀는 그 말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여러가지 제안했지만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빈스와 각본진은 이미 그녀가 여성 디비전에 가길 원했기에, 그곳은 그녀가 가야만 할 곳이었다. 물론 그녀는 그 결정을 정말 싫어했다. 그해 레슬매니아 17에서 차이나는 아이보리를 스쿼시로 이기고 챔피언에 오르면서 여성 디비전을 정리했다. 리타 한 명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차이나 외에 WWE에서 남자들과 링에서 꾸준히 주고받을 수 있는 여성 레슬러는 내가 유일했다.
'그때 WWE엔 데브라, 테리 같은 여성들이 있었고 트리쉬가 나와 함께 막 입사했던 시절이었다. 트리쉬는 피트니스 모델로서 고용되었기 때문에 이제 훈련을 시작하는 단계였다. 차이나는 처음부터 킬러 코왈스키 도장에서 레슬링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그 자리까지 간 사람이다. 아마 차이나가 날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했던 건 아마 당시 다른 여성들과 달리 내가 인디에서 구르다 온 것을 알고 리스펙 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 리타
그렇지만 저지먼트데이가 다가오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차이나의 현실 속 스트레스가 우리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았거든. 잠재적으로 그녀는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차이나는 몹시 심기가 불편했고 백스테이지에선 모두가 그녀의 눈치를 보며 피해 다녀야만 했다. 아무도 그녀를 건드리고 싶진 않았으니까.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처음에, 차이나와 대립한다고 들었을 땐 이게 내 커리어의 큰 스텝업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세계 9번째 불가사의'로서 자신의 기믹을 잘 만들어왔고, 사람들로 하여금 레슬링 업계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재평가하게 만든 레슬러였다. 그런 그녀를 내가 왕좌에서 끌어내린다? 그 말은 곧 내가 이 업계의 미래라는 뜻이지 않나. 하지만 현실은, 모두가 함께 일하길 원치 않는 사람과 나 홀로 일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된 거다.
00년 5월1일, 에사 리오스의 매니저였던 리타는 차이나에게 굴욕을 당하는 신세였지만
01년 4월30일, 1년만에 리타는 차이나에게 정식으로 챔피언십을 도전하는 위치가 되었다.
페이퍼뷰 당일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아무도 그녀와 눈을 마주치려 하질 않았고 평소 내게 친절했던 사람들까지 그녀와 함께 일한단 이유로 날 피하기에 바빴다. 끔찍했고 누군가는 날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늘 밤은 내 경력에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고요! 틀렸다.
우린 둘 다 선역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경기할까 더 고민해야 했다. 그래서 쓸만한 스팟을 참고하기 위해 선역끼리 경기했던 클래식 매치들까지 찾아봤지만 차이나는 자신의 압도적인 공세(경기 내에서)를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그 결과, 차이나와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레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차이나는 정말 평범한 경기를 했다. 관객들을 열광시키기라도 했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내가 이 날 유일하게 건진 건 짐 로스와 헤이먼이 날 해설에서나마 존나 빨아줬다는 거? "어느 누구도 차이나를 상대로 오늘 밤 리타가 보여줬던 만큼 싸웠던 사람이 없습니다." 헤이먼이 날 극찬했다.
물론 일반적인 차이나 경기처럼 스쿼시는 아니었지만
리타의 간헐적인 반격을 제외하면 차이나가 대부분 우세했고
리타나 관객들이 기대했을 대관식의 경기 구성은 절대 아니었다.
벨트를 넘겨주진 않았지만
그래도 리타의 손을 들어주는 차이나
이 시기는 내겐 매우 실망스러운 시간이었다. 타이틀을 주고 바통을 넘겨야 할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느꼈다. 물론 내가 벨트를 드냐, 마냐와는 팬들은 계속 날 지지하겠지만, 여전히 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경기에서 내가 이기고 챔피언이 되는 게 올바른 비즈니스 결정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원래는 차이나와 나의 대립은 두 경기 정도 더 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평범한 경기였지만 팬들에게 더 보여줄 게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마지막 경기였고, 그녀는 그대로 WWE를 떠났다. 그 후로 난 다른 동료,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어떤 기회든 그게 너의 마지막 시합인 것처럼 생각하고 임해라' 내가 만약 당시에 그걸 알았다면, 아마 더 멋진 시합을 할 수 있었을 거다.
- 리타
그 후에 나를 위한 다른 플랜이 준비되어있다고 들었지만,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흐지부지되었다. 차이나의 계약이 저지먼트데이 이후 그대로 끝나면서 우먼스 챔피언쉽도 그녀와 함께 잊혀지는 것만 같았다. 더 최악인 것은 차이나가 나와 붙기 전까지, 모든 여성 디비전의 선수들을 다 스쿼시하는 바람에, 남아있는 여성 레슬러들의 위상이 바닥이었다는 거다.
비록 조니(Joanie)가 WWE를 떠났지만 우린 한동안은 친구로 잘 지냈다. 전화로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그녀가 오직 (WWE를 떠나서도) 자신이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라커룸에 가서 '여러분, 차이나는 WWE 나가서도 잘 지내고 있대요!' 이렇게 보고해주길 바라듯 그녀는 얘기하고 있었다. 조니의 라커룸 내 정치 싸움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었기에 난처한 상황이었다. 그녀가 내게 자신의 모든 사사로운 일들을 말해줄 필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들에 대해서만 늘어놓았지만 당시의 난 이미 걱정할 일들이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차이나에 대해 좋은 감정과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 그녀는 이 업계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뤘다 - 그런 피상적인 우정/관계는 내가 인생에서 가장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차이나가 나간 뒤로, 여성 라커룸엔 뚜렷한 리더가 부재했다. 하루는 아이보리가 모든 여성 선수를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솔직히 말하면 유치했다. 그런 위계질서를 억지로 다시 세울 필요가 있을까. 그냥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만약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 사이에 일어난 일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는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그 사이, WCW의 인베이전이 일어났고 하룻밤 사이에 WWE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쇼의 부킹부터 라커룸 내 구조까지.
토리 윌슨과 스테이시가 처음 왔을 때 나는 그들을 무시했다. 당시엔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에, 지금 WCW 사람들이 우리 로스터와 섞여 있는 건 일시적일 뿐, 다시 WCW는 분리되어 운영될 거라 생각했다. 나에게 그들은 - 우리는 그들을 '금발즈'로 불렀다 - 잠시 머물다 갈 사람일 뿐이었다.
금발즈는 레슬링 경험이 전무했는데, 회사는 이 여성들을 레슬러들로 길러낼 수 있을 거라 희망했다. 스테이시와 토리를 레슬러로 키우기 위해 두 가지 교육법이 있었다. 몇 명의 에이전트들은 완전 오냐오냐, 애지중지 교육했다. 링에서 동작 하나하나 할 때마다 "좋았어! 대단해! 잘했어!" 외치기 바빴고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들 같았다.
내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저렇게 해서 어떻게 레슬링이 늘겠는가. 끔찍한 동작들을 보면서도 잘했어, 오케이 할 때마다, 레슬링 발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 "저게 좋다고? 무슨 개소리야!" 금발즈는 기초부터 천천히 배워야만 했다. 매트에 부딪치고 셀링하고 다시 동작을 이어가고. 그래도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이런 생각으로 나도 가끔씩 그들과 함께 훈련하곤 했다. 그런 상황이 마음에 내키진 않았다. 내 신용을 걸고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상대들을 데리고 링에서 이끌어야 했으니까.
트리쉬와 난 팀을 이뤄 금발즈와 인베이전에서 최초의 브라&팬티 태그팀 매치를 하게 되었다. 내 생각은 단순하게 가자였다. 코너에서 스톰프하고, 초크하고, 발로 차고 그게 전부다. 이게 우리가 인베이전에서 짠 경기였고 간단명료했다. 어차피 대부분의 스팟은 서로의 옷을 벗기는 데 있었다. 사실 원래는 조금 더 복잡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PPV 시작에 앞서, 토리와 스테이시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경기 구성에 대해 다 제대로 이해했어? 괜찮겠어?"
내가 물었더니 둘 다 눈이 똥그래져서 얼어붙었다. 누가 봐도 겁먹은 사슴처럼 보였다.
"좋아, 우리 이렇게 하자"
기본적으로 다 뜯어고쳤다. 링에서 사고 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스팟들은 전부 빼버렸고 간단한 동작들, 뺨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킥 동작들로 대체해 버렸다.
"오 마이갓, 고마워! 훨씬 나아졌어." 스테이시가 고마워했다.
트리쉬와 리타의 Poetry in motion
결과적으로 시합은 나쁘지 않았다.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경기를 통해 우리 모두 같은 일(레슬링)을 하고 있다는 걸 이해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나와 트리쉬가 관중들을 몰입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poetry in mortion'까지 준비했다. 마지막은 스테이시에게 문설트를 시전하고 그녀의 팬티를 벗기면서 승리했다. 경기 후 트리쉬와 난 램프를 걸어가면서 스테이시와 토리를 조롱하면서 빠져나갔다.
인베이전 스테이지는 평소 엔트런스와 매우 달랐던 게 반 원 모양으로 입구가 두 개로 나뉘어있었다. WCW 선수들과 WWE 선수들이 나오는 입구가 구분한 것이다. 두 개의 길은 중간에서 하나의 경사로로 이어지는데 그 사이 공간은 텅 빈 구덩이였다. 거대한 Y자 구조 말이다.
무대 끝까지 올라갔을 때 트리쉬가 백스텝으로 걷다 구덩이 끝에 발을 딛었다. 한 발을 완전히 무대 밖으로 내디뎠고 난 그걸 보자마자 그녀의 손을 잡고 당겼다. 거의 빠질 뻔했다. 카메라엔 마치 우리가 승리의 포옹을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론 트리쉬가 큰 부상을 당할 뻔했기에 매우 놀란 상황이었다.
"오 마이 갓. 나 방금 떨어지는 줄 알았어" 고릴라 포지션으로 돌아가자 모두들 좋은 경기였다며 축하해줬지만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봤어요? 트리쉬가 떨어질 뻔했다고요!" 이미 시합은 관심 밖이었고 우린 트리쉬가 죽을 뻔했다 살아난 거에 감사했다.
인베이전이 끝나고 그다음 주 뤄, 이번엔 매트와 내가 태그팀을 이뤄 토리와 허리케인을 상대하게 되었다. 우리는 다같이 매우 간단한 스팟 하나를 미리 합의했다. 매트가 허리케인에게 트위스트 오브 페이트를 시전하려고 할 때, 토리가 심판 몰래 로 블로를 먹이는 거다. 그러면 허리케인이 스몰패키지로 3카운트를 따낸다. 이 피니쉬 스팟은 토리가 타이밍에 맞게 수행하고 빠지냐에 모든 게 달려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때가 되자, 토리는 얼을 탔고 매트는 그녀가 때려주길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기다리던 로 블로가 나왔지만 토리는 완전히 얼어있었다. "가! 나가!" 말 그대로 끔찍한 엔딩이었다.
경기 막판, 리타가 토리의 방해를 저지했으나 심판에게 끌려나간다
원래는 리타가 나갈 때 토리도 잠시 나갔다가 심판 몰래 들어와야 했다
그런데 링에 누워있는 토리 윌슨
늦은 이상, 그냥 나가지 말고 누워있다 로 블로를 날리는 게 차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억이 났는지 매트 눈치를 보면서 기어나가는 토리 윌슨
이미 매트는 여기서 좆됐음을 간파한듯
정작 나가야 할 때 안 나가고 들어와야 할 때 나가는 토리 윌슨
매트가 최대한 준비동작을 늘려 보지만..
오지 않자 일단 트위스트 오브 페이트를 시전해버리는 매트
하필 또 그때 들어와서 매트와 눈을 마주보는 토리 윌슨
뒷걸음쳤다 들어왔다 어쩔줄 몰라하다, 마침내 로 블로를 먹임
백스테이지로 들어가자마자, 우리 둘 다 완전히 빡쳐있었다. 매트는 레슬링에 매우 진심인 사람이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데 그 결과물이 우스워 보인 걸 참을 수 없는 사람이다. 화가 난 우리를 보자 토리가 사과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그렇게까지 화낼 줄은 몰랐던 것처럼 놀란 얼굴이었다. WCW에선 그녀가 스팟을 망쳐도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다들 그렇게 넘어가 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선 어땠는지 몰라도 여기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WWE에선 모두가 프로다. 뭘 하든 피니쉬를 망쳐선 안 된다.
그리고 다가오는 주말, 라스베가스에서 하우스쇼 일정이 있었다. 쇼를 마치고 많은 사람들이 MGM 그랜드 호텔에 있는 Sudio 54(클럽)로 놀러 갔다. 나와 매트를 포함해 타미 드리머, 크리스 제리코, 션 오헤어, 토리 윌슨과 스테이시가 있었고 그 외에도 더 많은 레슬러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난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동료들을 따라갔다. 아직 파티를 즐길만한 기분이 아니었지만 이대로 있다간 혼자 못 즐기고 있을 것 같아서 가자마자 데킬라 두 잔을 빠르게 원샷 때렸다.
우린 VIP 섹션에서 파티를 즐겼고 톰 존스도 거기 있었지만 우리와 어울리진 않았다. 거기 사람들이 우릴 알아보고 술을 한 잔, 두 잔, 사주기 시작했다. 어떤 분위기였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 술에 취하기까진 다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다 내 눈에 신나게 웃고 있는 토리가 보였고 불현듯, 새로 굴러들어 온 신입생이 월요일 밤 경기를 망친 기억이 되살아났다. 잊고 있었는 줄 알았지만, 아직 속에선 남아있었던 거다. 그래서 취한 김에 그녀에게 다시 그 얘길 하려고 갔다.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데, 토리의 등 뒤로 스테이시와 매트가 함께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스테이시가 매트 옆에서 비비적대며 춤을 추고 있었고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어쨌든, 다신 그렇게 경기를 망쳐선 안 돼. 잠깐만..."
그대로 손을 뻗어 스테이시의 뒤통수를 있는 힘껏 때렸다. 알다시피 그녀는 너무 말라서,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스테이시가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황당한 얼굴로 날 쳐다봤다.
"하하 미안, 장난이야"
그리고 곧바로 뒤를 돌아 토리에게 마저 얘기했다.
"그들(WWE)이 우리에게 링에 오르는 걸 허락한다는 건, 우리에겐 정말 중요한 기회가 주어지는 거라고. 그런 기회가 올 때마다 넌 감사할 줄 알아야 해"
금발즈는 마치 미친 사람 보듯, 날 쳐다봤고 그러더니 둘 다 어색하게 웃었다. 스테이시는 겁먹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내 메시지를 이해한 것 같았다. 그때 옆에 있던 매트의 표정이 아주 볼만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걸"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놀랍게도 스테이시와 나는 금방 절친이 되었다. 그녀는 매우 쾌활하고 정말 다정한 친구다. 평소에 내가 자주 어울리던 스타일의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마 당신도 스테이시를 알게 된다면 그녀를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못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얜 왜 이렇게 짜증나게 사람이 좋은거야!' 이런 애들이겠지.
토리는 스테이시에 비하면 조용한 사람이었다. 물론 토리와도 그 후로 잘 지냈다. 초반 우리의 관계는 삐걱거렸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렇듯, 시간이 가면서 서로를 이해했고 우리 사이엔 어떠한 불화도 없다.
토리와 스테이시, 금발즈 모두 WWE에 온 뒤로 레슬러로서 노력했고 다행히도 꽤 많이 발전했다.
물론 그들에겐 그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Lita > A Less Traveled R.O.A.D.'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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