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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로얄럼블 리타를 보면서.. 본문
25주년 RAW에도 안 나왔으니 로얄럼블엔 무조건 나올 거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방송을 보면서 마침내 등장 음악이 들릴 땐 정말 환호성이 지를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다시 그때의 감정을 되새김질하고 싶어 다시 로얄럼블을 돌려보았는데 다시 보면서 느낀 건 기쁨보단 슬픔에 가까운 감정이었네요. 괜한 안타까움에 울컥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던 내 기억 속 리타는 언제나 빠르고 강한 레슬러였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모습을 거부하는 보이시한 의상과 붉은 머리는 섹시했으며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게 마이웨이를 걷는 모습은 요즘 베키 린치가 보여주는 '더 맨'의 원조였고 걸크러시였죠.
선역 트리쉬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언더독. 매번 당하면서 악바리같이 덤벼드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트리쉬의 예쁜 얼굴과 어울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응원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선역 리타는 탑독. 처음부터 실력으로 인정받았고 누구나 인정하던 최고였다. 누구의 설명처럼 리타에겐 챔피언 벨트가 필요없었어요. 언제나 탑이었고 팬들의 페이버릿이었으니까. 그 매력에 반해 제가 리타의 팬이 되었어요.
그런데 역사적인 로얄럼블. 레전드로 참가한 리타는 너무나 약하게 연출된 것 같았습니다. 상징과도 같은 피니쉬 무브, 'DDT' '트위스트 오브 페이트'와 '문설트'를 시전할 때를 제외하면 시종일관 당하기만 했으니.. 내가 좋아하던 레슬러가 약해진 모습을 보는 건 생각보다 슬픈 일이더군요.
실제로 1975년생 42살의 리타는 당연히 약해져있죠. 은퇴하고 12년이나 지났으니.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게 동작 하나 하나에서 느껴졌어요. 물론 일부러 셀링을 과하게, 더 처절하게 젊은 이들에 맞서는 노장의 느낌을 주기 위해 그렇게 표현한 것도 있겠지만 보는 팬으로선 킥, 펀치 한 방 한 방에 힘없이 쓰러지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에 세월이 야속했어요.
+ 나중에 리타의 인터뷰(https://amydumas.tistory.com/87)를 보고나서야 WWE 놈들 때문에 준비기간이 부족해 제대로 핏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임을 알았습니다. 위험했는데도 문설트까지 하고 사고 안 난 게 다행
레슬링은 아예 그만뒀지만 리타는 그동안 몸관리를 잘해왔어요. 그런데 늘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2016년 WWE 퇴사 후부터는 살이 좀 찌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 로얄럼블 출연에 대해서도 걱정도 많았고 문설트는 기대도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설트를 하겠다고 가리키는 순간!
턴버클에 오르기 전 크게 숨을 고르는 모습에서 진짜 눈물겹더라구요.
세월이 느껴지는데 짠한..
2012년 뤄에서 히스 슬레이터에게 쓴 이후 6년만에 시도한 문설트
아슬아슬했지만 리타다운 스타일로 성공했습니다.
리타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감동적인 장면은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리타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든, 누굴 만나더라도 언제나 당당했고 포기하지 않았는데 말그대로 BADASS였고 그게 리타의 매력이었습니다. 이번 로얄럼블에서도 그랬어요. 비록 과거의 빠르고 강한 모습은 잃어버렸고 약해졌지만 어떤 공격에도 절대 쓰러지지 않았어요.
무릎을 꿇을지언정 다시 일어섰고
일어설 수 없을만큼 힘들더라도 절대로 쓰러지지 않고
어떻게든 한 손만이라도 로프에 올리고 버텨내는 모습은
우리가 알던 리타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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